[AirClass 개발기 1편] 왜 AirClass를 만들었나: 개발 동기와 첫 구현 계획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이 프로젝트가 내 실제 태블릿 수업의 불편에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 왜 기존 학습 플랫폼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 그래서 AirClass에서 무엇부터 구현해 보려 하는지

이 글에서는 왜 이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첫 구현을 시작하려는지부터 적어 보려 합니다.

시작은 태블릿 수업의 장점이 아니라 한계였다

나는 학생들에게 태블릿으로 수업하는 교사입니다. 태블릿 수업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보는 교재와 같은 화면 위에서 바로 설명하고, 같은 맥락 안에서 문제를 풀고, 판서와 자료를 빠르게 오갈 수 있습니다. 종이 자료와 화면 자료가 따로 노는 느낌이 줄어든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계속하다 보니, 장점만큼이나 분명한 한계도 보였습니다.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는 천천히 따라오는 학생들이었습니다. 수업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어떤 학생은 방금 전 화면이나 설명을 다시 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교사가 다음으로 넘어간 뒤에는 이전 내용을 다시 보기 어렵고, 그 순간 학생은 당황합니다.

교실에서는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빠르게 따라오는 학생에게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느리게 따라오는 학생에게는 단절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 첫 문제의식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아주 단순했습니다.

같은 화면을 보며 수업하는 장점은 살리면서도, 뒤처지는 학생이 바로 놓쳐 버리지는 않게 할 수 없을까?

이 질문이 AirClass의 가장 첫 출발점이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기존 플랫폼의 한계였다

수업에서는 Desmos, Kahoot! 같은 인터랙티브 학습 도구도 자주 활용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서비스들은 잘 만든 부분이 많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수업을 인터랙티브하게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래 쓰다 보니 두 가지 한계가 점점 크게 느껴졌습니다.

첫째는 유료화와 서비스 개편입니다. 익숙하게 쓰던 기능이 어느 순간 유료 플랜 안으로 들어가거나, 서비스 구조가 바뀌면서 예전에 만들었던 수업 틀을 그대로 재활용하기 어려워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둘째는 더 본질적인 문제였습니다. 내가 원하는 기능이 플랫폼에 없으면 아예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수업은 늘 조금씩 다르고, 교사가 원하는 흐름도 다릅니다. 그런데 외부 플랫폼은 당연히 그 회사가 정한 기능과 화면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결국 교사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플랫폼의 한계 안에 갇히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나는 이 지점이 가장 크게 남았습니다. 수업의 중심은 교사의 의도와 학생의 반응이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수업이 플랫폼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구성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굳이 웹이어야 하나"라는 질문도 계속 있었다

물론 이런 생각도 계속 들었습니다. 정말 수업 도구를 웹으로 만들어야 할까. 단지 브라우저 기반이라는 이유만으로 복잡도가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나 역시 처음부터 웹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AIDT(AI 디지털교과서)처럼 AI를 활용한 교과서 도입 움직임을 보면서, 오히려 반대로 더 분명해진 점이 있었습니다. 학교 현장에 들어오는 디지털 도구들은 대부분 결국 비용 문제와 연결되어 있었고, 좋은 기능일수록 더 강하게 제품과 가격 정책 안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부산소마고에 재직하며 학생들이 배우는 웹 개발 기술, 서비스 구조, AI 응용 기술을 계속 보다 보니, 시야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이미 오픈소스로 훌륭한 도구들이 많이 있었고, OpenCode 같은 에이전트형 도구나 로컬 LLM 모델처럼 교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직접 조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점점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교사가 정말 필요한 수업 도구를, AI와 오픈소스를 활용해 직접 더 빠르게 만들고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이때부터 AirClass는 단순히 수업 보조 앱을 하나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교사가 자기 수업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 보고, 부딪히는 문제는 더 깊게 연구하고 개선해 보는 개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 지점까지 오고 나니, 예전처럼 기존 플랫폼 안에서 최대한 적응해 쓰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수업에서 꼭 필요한 기능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는데, 정작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권한은 플랫폼 바깥에 있다는 느낌이 계속 남았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조금 바꿨습니다. 완성된 제품을 기다리기보다, 내 수업에서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고, 실제로 써 보고, 막히는 부분은 다시 고쳐 보는 쪽으로 가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보조 도구 하나처럼 시작했지만, 만들다 보니 그것이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수업 흐름 전체를 건드리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학생에게는 같은 화면을 보면서도 덜 놓치는 경험이 필요했고, 교사에게는 자료 제시, 문제 제시, 응답 수집, 피드백, 기록이 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도구가 필요했습니다. 그 요구를 하나씩 직접 구현해 보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AirClass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무엇부터 구현해 보려 하는가

1편 기준에서 내가 바로 만들고 싶은 것은 거대한 통합 플랫폼이 아닙니다. 우선은 내 수업에서 가장 먼저 필요했던 부분부터 작은 프로토타입으로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1. 같은 화면 수업의 장점은 유지하되, 이전 내용을 다시 볼 수 있게 하기

첫 번째 목표는 수업 화면이 앞으로만 흘러가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교사가 현재 화면을 중심으로 수업하더라도, 학생이 직전 내용이나 필요한 지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합니다.

즉 교사 화면은 계속 앞으로 진행되더라도, 학생 쪽에서는 적어도 다음이 가능해야 합니다.

  • 방금 전 자료나 문제를 다시 확인하기
  • 현재 설명과 직전 설명의 맥락을 잃지 않기
  • 늦게 따라온 학생도 완전히 끊기지 않기

2. 외부 플랫폼에 묶이지 않는 인터랙티브 수업 도구 만들기

두 번째 목표는 내가 원하는 흐름을 직접 넣을 수 있는 수업 도구를 만드는 것입니다. 퀴즈, 짧은 응답, 상호작용 요소를 쓰고 싶어도 기존 플랫폼이 지원하지 않으면 거기서 멈춰야 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자주 쓰는 기능부터는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로 만들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수업에서 반복해서 쓰는 핵심 흐름만큼은 외부 서비스 정책 변화에 너무 크게 흔들리지 않는 구조로 가져가 보고 싶습니다.

3. AI와 오픈소스를 활용해 교사가 더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하기

세 번째 목표는 AI를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 도구를 직접 만드는 데 활용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오픈소스 도구와 로컬 모델, 에이전트형 개발 도구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교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예전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이 생겼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AirClass는 단순히 AI 기능이 붙은 교육 서비스가 아니라, 교사가 자기 수업 도구를 더 직접적으로 만들고 고칠 수 있는 방향도 함께 실험해 보려는 프로젝트가 됩니다.

마치며

AirClass는 거창한 플랫폼 이름으로 먼저 시작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태블릿 수업에서 놓치기 쉬운 학생들을 어떻게 도울지, 기존 플랫폼의 제약을 어떻게 넘을지 고민하다가 조금씩 손을 대기 시작한 작업에 가깝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생각을 길게 늘어놓는 일이 아니라, 실제로 작게 만들어 보고 수업에 써 보면서 필요한 구조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그 첫 프로토타입을 어떤 식으로 잡아 보려는지 이어서 적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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